90년대 후반 수원에 내려와서 어느 해 5월 5일 어린이날
지금은 광교신도시가 들어와서 공원이 되어 버린 원천 윗방죽이라고 하는 신대지로 낚시를 갔습니다.
공휴일이라서 그러는지 꽤나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 낚시를 갔는데도 왠만한 자리는 낚시인들로 이미 자리가 차 있었습니다.
아침과 점심이 지나고 오후 시간에 이르러 어른 한 분이 저에게 다가와 붕어 몇마리만 줄수 있냐고 하십니다.
오랫만에 가족들과 나들이를 나왔다가 좋아하는 매운탕이 먹고 싶어서 낚시하는 사람들에게 사정 이야기를 하고 붕어를 얻어 보려고 했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하여 저한테 붕어를 구하려고 오게 되었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었습니다.
다행히도 몇마리 잡아 놓은 것이 있어서 드렸는데 얼마나 좋아하시고 고마워하시는지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얼마나 붕어 매운탕이 드시고 싶으셨으면 일면일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붕어를 구하러 다니시는 것일까?'
'나이 많으신 어른이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그렇게도 사정하시는 것 몇마리만 드리면 될 것을'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아까 붕어를 구해가신 그 어른이 매운탕을 끓여서 소주 두서너병을 가지고서는 저에게 다시 오셨습니다.
저는 드린 붕어 가지고 가족들과 댁으로 가신 줄로 알았는데 저에게는 별것 아니었지만 조금전에 있었던 일에 고마움을 느끼신 나머지 저수지 근처 식당에 이야기를 하여 매운탕을 끓여 가지고 소주 한잔 하시려고 다시 오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술을 전혀 하지 않지만 그 어른과 저수지에서 그렇게 소중한 인연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혀 생각하지도 않은 일로 말미암아 저수지에서 참으로 훈훈한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낚시라는 것이 자연을 벗삼고, 물고기도 잡고, 또한편으로는 힐링을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사람과 사람의 만남과 인연을 이어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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