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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나의 낚시 방

17090 16 28
imf 후 새로운 일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많이 알아보았습니다. 낚시방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친한 친구 자형이 지역에서는 손가락 안에 꼽히는 낚시방을 운영하고 계셔서 타당성과 조언을 구하고자 찾아갔습니다. 경기가 어려워 이윤이 되는 낚시용품보다는 미끼나 밑밥류가 주를 이루고 있어 시작부터 힘들 것 같다는 말과 여러 가지 운영상의 어려움을 들어 권유하고 싶지 않다는 조언을 해주시기에 심사숙고한 끝에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직업으로 삼으면 좋을 것 같은 마음이었는데 불확실한 경제성이 걸림돌이 되어 아쉬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낚시방은 못 열었지만 나만의 낚시 방은 꾸밀 수 있었습니다. 일부러 꾸미고자 한 것은 아니었는데, 시간이 나거나 무료할 때 하나씩 만들고 수리하고 모으다 보니 나만의 낚시 방이 되었네요.
보이는 것 중 기본적인 용품과 낚시집 이외는 제가 구매한 것은 거의 없습니다. 사용 중인 낚싯대는 세 대만 구매하였고 대부분은 친구에게서 선물 받은 것입니다. 진열된 것과 구석구석에 있는 낚싯대는 장인어른, 형님이 쓰시던 낚싯대와 지인으로부터 얻은 것과 버려진 것을 주워 수리한 것들입니다. 낚싯대 거치대는 이것저것 주워서 만들었고 1.2번대와 멜빵 없이 버려진 수초제거기는 못 쓰는 바닷대와 버려진 멜빵으로 수리하였고 2단 뜰채는 안 쓰는 받침대로 5단으로 개조하였고 찌맞춤 수조통은 폐업하는 액세서리 가게에서 주워 손을 보았고 찌통, 채비집, 지렁이통 등은 구매한 것도 있지만 만들어 쓰는 것도 있습니다. 찌는 대다수가 얻고 물려받은 것이고 찌보관대롱은 낚시터에서 주운 것입니다.
장롱은 동네에 버려진 것을 아내와 둘이서 옮겨놓아 낚시장으로 쓰고 있지요. 요즈음 쓰지 않는 바닷대와 민물릴대, 형님 쓰시던 낚시가방 등이 있고 책상, 반닫이 서랍 곳곳에는 수리부품과 기타 물품이 들어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만물 낚시 방이지만, 사실 고물 낚시 방이라고 해야 옳을 듯싶네요.
주변분 들에게 많이 나누어주었는데도 아직 남아 있는 낚싯대와 낚시용품들, 버리기에는 아깝고 주기에는 허접한 잡동사니에 불과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푸근하나 한편으로는 욕심만 쌓이는 것 같아 아직은 쓸만한 것과 제겐 필요 없는 물품은 나누어드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자니 추억들마저 사라질까 머뭇거리는 미련이 남아 늘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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