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미끼나 떡밥에 대해서 생각해 볼까 합니다.
낚시인들은 붕어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미끼가 잘 듣더라, 어떤 떡밥이 잘 듣더라......
과연 그럴까요?
위의 말이 사실이라면 붕어가 어느 정도의 지능과 기억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흔히들 이야기 합니다.
금붕어의 기억력은 3초라고요......
그리고 그 말은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붕어는 좁은 어항에서 스트레스없이 살아 갈 수 있습니다. 비록 어항이 좁기는 하지만 좌로 한번 갔다가 다시 우로 갔다가 그 다음 또 좌로 오면 그 곳이 또 새로운 곳입니다. "어? 여기는 지난 번 왔던 그곳이잖아? 아! 내가 사는 곳은 왜 이리 좁을까?" 붕어는 그렇게 기억하고 생각할 정도의 지능이 없습니다. 매번 방문하는 곳이 새로운 곳이기에 붕어는 좁은 어항에서도 적절한 온도와 먹이와 소음 관리만 해 준다면 스트레스없이 살아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갈비집에 가는 것은 예전에 갈비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입니다. 언젠가 먹었던 갈비의 맛을 기억하고 있기에 그것이 또 먹고 싶은 욕구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중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을 가면 선생님들이 취침 시간을 정해줍니다. 밤 늦게까지 떠들면서 놀지 말라는 것이지요. 물론 학생들은 그 취침 시간을 지키지 않습니다. 늦게까지 놀다가 누가 한명 망을 보고 있다가 선생님들의 순찰이 시작되면 얼른 불끄고 자는 척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예리한 생물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 선생님께서 학생들 방에 딱 들어서면 방은 이미 불이 꺼지고 아이들은 모두 취침 모드로 누워서 조용히 자고 있습니다(사실은 자는 척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분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습니다. 그 분은 손에 레몬 조작을 쥐고 살짝 쥐어 짭니다. 그러면 잠을 자고 있지 않고 그저 자는 척 하고 있던 학생들의 목에서는 여지없이 "꼴깍"하고 침 넘어가는 소리가 납니다. 적발입니다. 혹시 있을지 모르는 선의의 피해자(실제로 자는 학생들)는 걸려들지 않습니다. 딱 잠을 자지 않는 학생들을 정확히 적발해 내는 시스템이지요. 제 짐작에는 아마 지금 현재 이 글을 읽고 계신 월님들의 입에도 침이 고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레몬 냄새가 안나도 말입니다. 레몬이라는 말만들어도 침이 고입니다. 그 이유는 레몬이라는 것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반사 작용이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붕어는 예전에 먹었던 것의 기억이 없습니다. 그런 것들을 담아두기에는 붕어의 뇌가 너무 작습니다.
붕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붕어가 하는 모든 행동의 의미는 무엇을 하기 위한 것일까요?
저는 "생존"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든 생존을 해서 알을 만들고 부화를 하여 자손을 계속해서 퍼트리는 것, 그것이 붕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자 삶의 의미가 될겁니다. 돈을 모으는 것이 목표도 아니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도 아닙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도 그 친구들과 교분을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떄문입니다.
위의 말을 잘 이해하신다면 소위 말하는 "잘 듣는 떡밥"이라는 것이 얼마나 엉터리 표현이고 그건 그저 떡밥 제조사들의 상술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붕어가 되어보지 못 했기 때문에 우리 기준으로 붕어가 "이럴 것이다"라고 짐작을 합니다.
붕어의 대화들을 가상으로 모아 보았습니다.
"어제 온 낚시꾼이 만든 떡밥, 너 그거 먹어봤어? 야~ 맛 죽이던데!" <- 이런 붕어 없습니다. 이미 잡혔습니다. 동료들에게 말 할 기회 없습니다. 하지만 낚시꾼은 생각합니다. "역쉬 비싼 떡밥이 잘 들어"
"오우~ 새로 나온 떡밥이네? 맛 있겠는걸?" <- 이런 붕어도 없습니다. 이미 잡혔습니다. 동료들에게 말 할 기회 없습니다. 하지만 낚시꾼은 생각합니다. "역쉬 신공법으로 제조한 첨단 떡밥이 잘 들어"
"에이 저 떡밥은 별로 맛 없는 떡밥이잖아. 안 먹어" <- 이런 붕어도 없습니다. 하지만 낚시꾼은 생각합니다. "내 떡밥이 맛이 별로인가?"
"요즘도 저런 떡밥 먹는 붕어가 있나?" <- 이런 붕어도 없습니다. 하지만 낚시꾼은 생각합니다. "내 떡밥이 맛이 별로인가?"
재미있는 가상 대화입니다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월님들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재미있는 가정을 하나 더 해 보겠습니다. 붕어의 앞에 비싸고 새로 개발되고 맛있는(맛 있다는 것은 순전히 인간의 생각입니다. 게다가 인간은 그 떡밥 맛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맛 있을거라고 짐작 할 뿐입니다) 떡밥과 그저 그런 평범한 떡밥이 있다고 할 때 붕어는 언제나 비싸고 새로 개발되고 맛있는 떡밥을 선택 할까요?
붕어는 그저 생존을 위해서 입에 넣을 수 있을 정도의 무엇인가를 입에 넣었다가 먹을 수 있는 것이면 삼키고 먹을 수 없는 것이면 뱉고를 반복 할 뿐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특별히 맛 있는 떡밥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면 그렇게 좋은 떡밥 나쁜 떡밥, 비싼 떡밥 싼 떡밥의 변별성이 없다면 왜 어떤 조사님들은 잘 낚아 내시고 어떤 조사님들은 꽝을 치실까요?
그 비밀은 떡밥의 종류보다는 물성과 크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적 효과 또는 후각적 효과도 한몫을 할까요? 이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후각적 효과가 한 몫을 한다면 냄새가 잘 퍼지는 떡밥을 고를 필요가 있겠지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냄새도 기억입니다. 좋은 냄새에 대한 기억이 있어야 그 냄새를 떠 올리고 몰려들텐데, 안타깝게도 붕어에게는 기억이 없습니다.
초보 시절 다른 사람들이 대여섯마리쯤 건져내면 저도 한마리 건져냅니다. 그 당시 저의 떡밥은 제법 규모있는(?) 사이즈에 잘 풀어지지도 않게 뭉쳐서 던졌으니 그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 정도 풀어져서 붕어가 집어 삼킬 정도의 크기가 되기 전까지는 전혀 붕어에게 관심을 끌지 못 했던 것이지요.
어느날 어디를 갔는데 어느 회사에서 만든 무슨 글루텐이 잘 들었다, 그래서 그 다음에 또 거기가서 똑 같은 클루텐을 썻는데 꽝을 치는 경우는 다반사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글루텐이 아니었다는 것이지요. 그럼 그렇게 꽝을 치는 날 혹시 글루텐이 아니라 어분 당고를 썻다면 잘 되었을까? 저는 회의적입니다. 그런 날은 그냥 "붕어가 입을 닫은 날"로 생각하시는 것이 마음도 편하고 사실로도 그렇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날에도 유난히 잘 올리시는 분들은 미끼나 떡밥 보다는 채비의 세팅이 그 날, 그 곳의 환경에 더 적합했다라고 보는 것이 옳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래 전 부터 낚시를 해 오시던 분들이 써 놓은 글들을 보면 예전에는 그저 수수깡 꺽어다가 원줄에 달고, 바닥파서 나오는 지렁이를 달든 꾼이 낚시하면서 참으로 먹으려고 가져온 먹다 남은 옥수수 알갱이나 삶은 감자 조각을 달든 턱턱 잘 물고 잘만 올라왔다라고 하시는 말씀들을 많이 봅니다. 저는 그 말씀들이 사실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떡밥도 좋아지고(최신 공법의 도입, 아미노산과 영양분의 절묘한 조화 등등......) 낚시 장비도 좋아졌는데 왜 예전만 못 할까요? 붕어가 약아져서도 아니고 똑똑해져서도 아닙니다. 그저 급격하게 증가한 낚시인에 비해 붕어의 개체수가 그 보다 더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수수깡 꺽어다가 원줄에 달고, 바닥파서 나오는 지렁이를 달든 꾼이 낚시하면서 참으로 먹으려고 가져온 먹다 남은 옥수수 알갱이나 삶은 감자 조각을 달아도 붕어는 입질을 하고 나옵니다. 그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은 예전처럼 자주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이지, 붕어가 똑똑해지거나 이제는 너무 맛 있는 것들에 길들여져서 맛 없는 것은 쳐다 보지도 않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래서 흔히들 말하는 여기에는 이게 잘 듣고 저기에는 저게 잘 듣고...... 순 뻥입니다. 붕어는 생존을 위해서 그저 무엇이든 먹거나 안 먹거나 할 뿐입니다. 겨울철 손맛터 하우스는 붕어가 학습이 되어서 함부로 먹으면 바늘에 걸린다는 것을 알기에...... 순 뻥입니다. 붕어는 예전에 자기가 바늘에 걸려서 죽을 뻔 하다가 살았다는 기억이 없습니다. 겨울철 손맛터 하우스의 입질이 간사한 것은 그래서가 아니라 좁은 곳에 많은 개체, 용존 산소의 부족, 소음에 따른 스트레스, 계절적 요인에 의한 딱히 열심히 주워 먹어야만 한다는 필요성 부족, 원래 그러한 수입 붕어의 특성 등에 의한 것입니다. 새롭게 개발된 신공법을 적용해서 제조한 특수 영양분과 필수 아미노산이 포함되어 어쩌구(자라나는 아이들이 먹으면 좋겠군요^^)...... 순 뻥입니다. 붕어는 예전에 먹었던 것에 대한 기억이 없습니다. 우리가 붕어를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는 부분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붕어가 기억력도 없고 맛있는 것과 맛 없는 것의 구별도 못하는 바보 천치 멍청이라고 과소평가 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어쨌든 붕어는 나름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있고 생존을 위해서 발버둥 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붕어가 우리가 던지는 미끼를 덥석 물고 올라오는 것도 생존하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고(단지 재수가 없었을 뿐), 유난히 입을 닫고 꼼짝하지 않는 것도 다 생존을 위해서 행하는 붕어 나름의 이유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새로 나왔다는 비싼 (대체로 새로 나오는 놈들은 신공법이니 뭐니 해서 가격이 비쌉니다) 떡밥 같은 것에 솔깃하지 마시고, 상황에 맞는 반죽과 크기를 운용하시고, 찌맞춤 잘 하시는 것이 훨씬 조과에 도움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잘 반죽했고, 적당한 크기이고 찌맞춤도 잘 했는데 입질이 없다면 그날은 우리가 짐작 못 하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붕어가 "생존을 위해서" 입을 닫은 날입니다.
정보·팁 과대평가도 과소평가도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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