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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어르신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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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저녁노을

저렇게 지는 거였구나

한세상 뜨겁게 불태우다

금빛으로 저무는 거였구나

     [대상]《이생문》

 

ㅇ 첫사랑 

나란히 걸었지만

손 한번 못 잡았고

까맣게 가슴 타던

첫사랑이

나도 있었다.

    《김점분》

 

ㅇ 무슨 소용 있나

고기는 있는데 치아가 없다.

시간은 있는데 약속이 없다.

자식은 있는데 내 곁에 없다.

추억은 있는데 기억이 없다.

[우수상] 《정남순》

 

ㅇ 거짓말

문안 전화 받으면서

나는 잘 있다

느거나 잘 있거라

수화기 내려 놓으면서 아이고 죽것다.

  [우수상] 《전영수》

 

ㅇ 바지사장

나는야, 바지사장

가장이라며 폼은 잡아도

TV 리모컨은 언제나 아내 손에

       《심창섭》

 

ㅇ 찔레꽃 어머니

오월이면

하얗게 핀 찔레꽃

어머니가 그기 서 있는 것 같다

엄마하고 불러보지만

대답 대신 하얗게 웃는다

언제나 머리에 쓰던 하얀 수건 엄마는 왜 맨날 수건을 쓰고 있었을까 묻고 싶었지만

찔레꽃 향기만 쏟아진다

  [최우수상]《김명자》

 

ㅇ 후회

저녁 먹고 가렴

자고 가지 그러니

십수 년 전 내가 그랬듯

오늘 아들 내외는

저녁밥도 자고 가지도 않았다

산으로 가신 어머니께 너무 죄송스럽다

  [우수상] 《한상준》

 

ㅇ 영감생각

젊어서 그렇게 애를 먹이던 영감 때문에

철교에서 몇 번이나 뛰어내릴라 캐도

자식들 눈에 밟혀 못했다

그래도 어제 요양 병원에 가서

영감한테 뽀뽀했더니

영감이 울었다

  [우수상] 《현금옥》

 

ㅇ 불공평

내 집은 제멋대로

드나들면서

즈덜 집은

꼭 연락하고 오라네

자식 농사 밑졌다

     《유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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